2년간 쉬었던 예비군을 올해부터 다시 시행하게 되었기 때문에 훈련이 잡혀 있는 예비군들은 훈련을 다녀와야 합니다. 이번에 기본 훈련을 직접 다녀오게 되면서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다녀온 후기를 정리했습니다.
원격 훈련을 2번 받아 4시간이 된 상태에서 유성구 예비군 훈련장을 다녀온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훈련장마다 차이가 있으니 궁금한 점은 직접 동대에 전화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1. 입소 및 PCR 검사
입소 시간에 따라 다른데, 보통은 9시까지 입소하게 됩니다. 예비군 훈련장에 도착하게 되면 안쪽부터 입구 밖까지 예비군들이 줄을 스고 있습니다. 전투화가 없어 퇴짜 맞는 사람도 보입니다.
줄을 스고 내 차례가 되면, 조교들이 내 이름을 확인하고 몇 시간 훈련이 되어있는지 체크하고 번호표를 주는데 번호가 81번이면 8조 분대장이 되는 것입니다.
분대장이 되면 판때기를 들고 다녀야 하고, 판때기에 적힌 내용을 읽어야 하는 등 일반 조원보다 조금 더 귀찮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후 PCR 검사를 해야 하는데, 자가진단키트로 셀프로 진행합니다. PCR 검사가 되는 동안 개인 정보와, 도시락 지급 여부, 훈련에 참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진표를 작성하고 PCR 검사에 특이사항이 없으면 훈련을 진행하게 됩니다.
소요 시간: 약 1시간
2. 물품 보관 및 장구류 착용
만약 가방을 챙겨 왔거나, 잃어버리기 쉬운 소지품이 있을 경우 물품 보관소에 맡기고 아닌 경우 바로 장구류를 착용하러 갑니다. 탄띠를 두르고 방탄을 쓰고 조 편성을 하러 갑니다.
번호표와 마찬가지로 방탄에 적힌 뒷자리 수가 1번이면 분대장입니다.
소요 시간: 약 10분
3. 총기 지급 및 훈련 출발
장구류를 착용한 상태로 줄을 스고 신분증을 제시하면 M16을 지급받습니다. M16을 지급받고 조원이 다 모일 때까지 대기하는데, 대기시간에서 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소요 시간: 약 30분
4. 훈련 진행
물을 하나 씩 챙기고 분대장을 선두로 각 훈련 장소로 이동합니다.
1) 총기 분해 및 결합
가장 먼저 총기 분해 및 결합을 진행하는데, 조교가 한번 보여주면 그대로 따라 하면 됩니다. 예비군 5년 차인 저도 M16을 처음 보기 때문에 아마 M16을 처음 보는 예비군들이 많을 텐데,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조교가 다 해줍니다.
소요 시간: 약 10분
2) PRI
훈련소 때 굉장히 고생하는 PRI. 예비군 훈련 코스에도 있습니다. 대충 엎드려서 M16을 구경하다 보면 다음 코스로 이동합니다.
소요 시간: 약 10분
3) 사격
분대장이 사격장 안전 수칙을 읽으면 조원들이 복명복창하고 사격장에 들어갑니다. 엎드려서 귀마개를 끼고 거치되어있는 총으로 사격합니다. 방아쇠 당기는 것 빼고 조교가 다 해줍니다. 표적지 교체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소요 시간: 약 15분
4) 목진지 전투
먼저 목진지 전투 관련 영상을 시청합니다. 앞에 먼저 도착한 조들이 많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깁니다. 영상을 시청하고 영상과 똑같이 목진지 전투를 진행합니다.
분대장이 멘트 하면 훈련이 시작되고 유기물 발견이나 심정지 환자 발견과 같은 상황에 대처합니다. 끝나고 나면 또 다른 구간으로 이동합니다.
다른 구간에서도 마찬가지로 해당 전투 내용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훈련을 진행합니다. 신호 줄, 지혈, 크레모아나 수류탄 등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소요 시간: 약 1시간 (대기 시간 및 휴식 시간 포함)
5) 퇴소
다음 훈련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훈련을 더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1시 전에 빠르게 퇴소했습니다. 총기와 장구류를 반납하고 알아서 집에 가면 됩니다.
5. 자주 하는 질문
1) 원격 교육 필증 뽑아가야 하나요?
전산 내에 처리되어 있기 때문에 뽑아가지 않아도 됩니다. 헌혈증이 있다면 챙겨야 합니다.
2) 모자, 전투화, 신분증 없으면 못 들어가나요?
제가 간 곳은 모자 검사는 하지 않았고 전투화가 없는 사람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군복이나 전투화는 빌려주는 곳도 있고 훈련장마다 다 다르니 동대에 직접 물어보거나 미리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모자는 전역모나 베레모 중 아무거나 하나 챙겨가면 됩니다. 정말 악질인 곳은 베레모를 강제로 구매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부대마다 신분증이 없으면 훈련 참가를 하지 못하는 곳도 있으니 반드시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제가 간 곳은 신분증을 찍어 놓은 사진도 허용했습니다.
3) 지각하면 못 들어가나요?
부대마다 다르지만, 지각하면 훈련을 못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차가 없다면 택시도 잘 안 잡히고, 훈련장은 대중교통 이용하기에도 애매하니 시간이 남더라도 차라리 미리미리 가는 것이 좋습니다.
4) 핸드폰 써도 되나요?
훈련 중에만 안 쓰면 됩니다. 휴식이나 대기하는 시간에는 사용 가능합니다.
5) PX 갈 수 있나요?
부대마다 다르지만, (훈련이 끝나고) PX를 이용하게 해주는 곳도 있는 듯합니다.
6) 오버로크 전역복, 전역모 창피한가요?
당신이 뭐 입었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마무리
뭔가 거창하게 적어놓긴 했는데 사실 실 훈련 시간은 1시간도 되지 않습니다. 더운 날씨에 대기 시간이 많이 깁니다. 다소 귀찮을 수 있는 분대장을 제외하면 앞사람만 따라다니다 보면 끝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유도리있게 쉽고 빠르게 끝내주는 편이지만, 사실 예비군 훈련은 부대마다 강도가 다 다릅니다. 실내에서 영상만 보다가 끝나는 곳도 있는 반면에 더운 날씨로 인해 큰 고생을 할 수도 있고, 너무 고된 훈련을 예상했다면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모기와 더위에 조심하고,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만큼 전염병에 주의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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